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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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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론책은 마쓰이에 마사시라의  '여름은 그곳에 오래 남아'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이다. 북티즌에서 오랜만에 일본 작가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책을 구매한 후 분량이 두꺼워서 일찍부터 읽기 시작했다. 중간쯤 읽은 후에는 10여 일간 숙박할 네팔에서 읽기로 했다.

머무르는 숙소는 카트만두 수도 변두리의 산간 지역이었다. 산에는 가끔 비구름이 걸려 있었다. 창밖에는 3~4층의 단독주택들이 단정하게 늘어서 있었지만, 새벽에는 집에서 키우는 닭 울음소리에 잠을 깰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몬순 기후로 밤과 아침에 비가 자주 내렸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에어컨 없는 시원함 속에서 별장에 있는 것처럼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여유로운 독서와 일상을 잊은 생활이 열독의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늘 일상이 어깨와 손가락 사이를 누비던 그런 시간에서 벗어난 시간이었다.

설계사무소에서 공모전에 참석하기 위해 별장으로 떠나는 이유를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2025년 나의 여름은 네팔 카트만두에서 일상을 떠난 기억으로 만들어졌다.

독후통감

소설은 전체적으로 건축과 삶에 대한 철학적 이야기이며, 인간의 삶을 위로하는 내용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토론회원 대부분은 감성과 로맨스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건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이야기했다.

소설을 읽어가면서 잔잔하고 디테일한 스토리에 나는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지루한 건축 이야기로 건너뛰다가, 점차 주인공 사카니시 도오루와 무라이 슌스케 소장의 건축에 대한 지식들이 흥미를 갖게 했다.

건축이 비를 피하고 보온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단순함에서 벗어나, 건축이 사람의 행동방식을 반영하는 디테일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인공 사카니시와 설계사무소 소장의 조카인 마리코의 로맨스를 보면서 결혼이라는 당연한 스토리를 기대했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유키코의 관계를  작가가 복선으로 깔아 놓은 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과 유키코가 마리코의 권유에 따라 설계사무소의 별장을 구입하는 과정을 보고, 그제야 반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건축을 소재로 진행되는 이야기이지만, 내용에는 삶의 철학과 사람과의 관계를 디테일하게 조명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동안 현실과 미래에만 매달리던 시간이었지만, 청춘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토론 주제

공간과 내면 "나를 편안하게 하는 공간"

1. 컴퓨터가 있는 나의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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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카드만두 2025.8.2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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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summwer20250909_145517.jpg*사무실

나는 군대를 제대하고 1983년에 애플 8비트 컴퓨터를 구입했다. 직장 금고를 대출받아 용산에서 조립PC를 샀고 집에 한 대밖에 없는 흑백TV를 모니터로 해서 베이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작할 당시 사무실 업무가 양곡을 관리하는 숫자 업무이어서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 후에 부서를 옮길 때도 정보통신 분야로  자주 발령이 났다.  그러한 이유로 컴퓨터는 내 삶의 도구이고 생활이었다.

컴퓨터로 작업량이 많아 질수록 모니터 하나로는 작업이 어려웠다. 보통 한 화면을 작업하고 다른 화면은 참고자료를 띄워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컴퓨터로 작업을 많이 하는 것은 업무 때문만은 아니었다. 2004년부터 '파주이야기'라는 웹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다 보니 기술적인 작업과 콘텐츠 작성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퇴직하고 '파주위키'라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어서 컴퓨터 앞에 많이 앉아야만 일이 진행된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가 편안하다.

지난 8월에 네팔에서 10여 일간 머물렀다. 특별하게 과업이 주어진 것은 아니어서 바쁜 일도 없는 상황이었다.낮이면 혼자 숙소를 지키는 시간이었다. 여유로운 시간 덕분에 독서와 파주위키 사이트를 분석헐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60여 년의 바쁜 세월을 돌아 보는시간도 되었다.

직장에 있을 때나 퇴직 후에도 끊임 없이 바뻐해야만 했는지 고민을 하게 됐다. 그러는 중에 어떤 일을 시작하면 좀 더 개선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일이 점점 많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팔의 영적인 기운이 나를 감싸면서 새로운 의식을 갖게 한 것이다. 매일 바쁘다고 빨리 일을 끝내는 습성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세상을 내가 다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네팔은 나를 편하게 만든 공간이 된 것이다.

2.사계가 있는 공릉천

공천수가 있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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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이 보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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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의 노래가 들리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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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hotos.app.goo.gl/Yfm34Z43s6js3xNH8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글 공유

내 교육 담당이기도 한 우치다 씨의 설명은 언제나 구체적이 고 알아듣기 쉽다. 어째서인지 이유가 반드시 붙어 있어서 머리 에 쉽게 들어온다.(87쪽)

누구라도 흉내내서 만들 수 있을 만큼 벌집도 인쇄기도 단순한 구조였던 거죠. 자본주의를 발전시킨 원동력은 바로 프로테스탄티즘이라는 유명한 설을 당시 막스 베버가 주장하기도 했지만 '누구라도 알 수 있고' '누구라도 쓸 수 있다'는 것만큼 강한 것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1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