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오래된 벗 그루터기
*파주 가온호수(현:운정호수) 둘레길 호수 가장자리에 우뚝 선 썩은 나무 그루터기
한때 푸르렀던 너,
호수를 지키던 든든한 어깨
봄이면 새들이 깃들고
여름이면 그늘을 내어 주었지
가을이면 낙엽이 길을 덮고,
겨울이면 하얀 숨을 내쉬며
조용히 호수를 품었지
이제 너는 꺾였구나
시간이 너를 삼켜도
너의 뿌리는 여전히 호수 위
네가 남긴 늘씬한 흔적
바람이 널 안아주며
나그네가 머물며 쉰다.
죽어서도 너는 숨을 쉰다
호수를 지키는 길라잡이
고즈넉헌 옛정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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