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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봄 날

 

강 근 숙

 

 묶인 발 풀고 나온

 연하디연한 몸짓

 연초록 사연을 흩는다

 

 흙내음 그득한 뜰에

 더운 입김으로 돋아난

 목숨

 

 숨겨둔 말들 안으로만 삭히며

 모진 세월 속에

 더 푸르른 소망 하나

 

 파릇한 새싹 틔울 때까지

 얼마나 많이 아파했는지

 지난겨울 설한풍에

 죽은 듯이 숨죽이며

 마디마디 저린 이야기를

 당신은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