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우수성을 발견한 언어 학자
헐버트는 단 4일 만에 한글을 배우고, 조선은 모든 소리를 글자로 표기할 수 있는 완벽한 문자를 가진 위대한 나라라고 다시 평가했다.
어느 날, 고종이 영어 문제를 직접 읽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영어를 몰라도 한글로 표기된 것을 보고 문장을 읽을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을 깨달은 헐버트는 ‘한글과 견줄 문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한글을 외면하고, 한자 학습에만 매달리는 조선의 상류층을 질타했다.
한민족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헐버트는 한글 전용 교과서 사민필지士民必知』를 교재로 만들었다. 사민필지는 근대 최초 한글 전용 교과서로 근대 교육의 새 장을 열었을 뿐 아니라, 한글 사용을 주창하고 반상의 차별과 남녀의 평등 교육을 주장하였다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일제는 국민 사상 교육에 너무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출판과 판매를 금지하였다.
호머 헐버트(1863.1.26.~1949.8.5)는 당대 최고의 언어학자였다. 『조선의 혼을 깨우다』를 읽어 보면 세계 여러 나라 토착어와 어휘를 비교하였으며, 한자와 이두, 한글의 맞춤법 개정 필요성을 제시하고 문법과 구조를 분석하였다.
외국인이 조선에 대하여 200여 편의 논문과 신문 기고문, 7권의 단행권을 남겼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민족의 말글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국내외 언론에 꾸준히 발표했는데, 4권의 소설과 4편의 희곡, 3권의 자서전에는 구한말 시대상과 일본의 횡포를 고발한 글이 주를 이룬다. 호머 헐버트는 선교사이자 교사였고, 고종의 외교 자문, 독립 운동가, 언어학자, 아리랑 채집가였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한민족의 노래 아리랑, 헐버트는 입으로만 전해오던 아리랑을 직접 듣고 오선지에 채보하여 처음으로 미국에 알려졌다.
문경새재 들머리에는 서양 악보로 처음 채록한 헐버트 사진과 화강암에 새긴 아리랑비를 만날 수 있다. 조선인의 쌀밥과 같은 노래, ’아라릉 아라릉 아라리오 아라릉 얼싸 배 띄어라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 다 나간다‘ 영어식으로 표기된 아리랑 원형 가사와 악보가 우리 문화를 사랑한 헐버트가 아니면 어찌 남아 있겠는가.
아리랑은 유네스코 인류 무명문화유산(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목록에 <아리랑, (한국서정민요)>과 조선인민공화국의 <아리랑 민요>가 함께 등재되었다.
*전체 사진출처 : 길벗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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