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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봄날
-강근숙 - 시린 땅 뚫고 나와 햇살에 앉은 연둣빛 꼬맹이들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꽃 흐드러진 사월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명의 계절 삽시간에 먹장구름 몰려와 우박 뿌리고 눈보라 휘몰아친다 118년 만의 이상 기후 땅 꺼지고, 파도가 일어설 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고 명당 찾아 둥지 튼 번쩍이는 금배지 너도나도 용상은 내 자리라고-- 목청 높이는 야·단·법·석 여의도 벚꽃이 배를 잡고 웃는다
술이 센달
달은 한 달에 꼭 한 번 공릉강 주지(酒池)에 내려와 밤새도록 술을 퍼 마신다 태백은 달이 술이 세다는 소문에 그와 술내기를 했다지 월백(月白)은 밤새 어우러져…… 주지의 은백색 술이 얼추 바닥을 드러내고 새벽녘 닭이 홰를 치며 목청을 냅다 늘일 때 달은 태백을 못에 고이 잠재우고 소리 소문 없이 승천했다는구먼!
초발심
팔작지붕 붉은빛 세월 기리고 천 년 동안 단백 밑에서 바람결에 풍탁이 읆조릴때 면 눈빛이 처음을 밝힌다
유치 애도문
조치문 弔齒文 김태회 파주작가 어릴 적 이가 흔들린다. 점점 더 흔들린다. 어떤 이는 자고 일어나니까 빠졌다. 밥을 먹다가도 빠졌다. 어떤 이는 빠지지 않아 괴로웠다. 밥을 먹을 땐 아프고 걸리적거렸다. 아저씨가 비료포대 실로 아픈 이 둘레를 칭칭 동여맸다. 나한테 ‘저기 가재울 등성이에 뭐가 보인다.’하고는 눈길을 거기로 준다. 나는 거길 보려고 고개를 돌리는 찰라 아저씨는 ‘확’ 실을 잡아당겼다. 흔들리던 이가 빠졌다. 순간적으로 빠진...
꽃마리꽃
김태회 파주작가 산과 들에는 진달래 개나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날씨까지 청명하고 따뜻하니 집에만 있을 수 없다. 마침 친구 S가 좋은 카페가 있으니 가자고 소개한다. SPNW라는 카페인데 소풍농원을 영어로 머리글자만 붙여 지은 이름이다. 감과 블루베리가 들어간 차인데 독특한 맛이 참 좋다. 차를 다 마시고 밖으로 나가 보니 카페 터가 꽤 넓다. 아마 천여 평은 족히 될 듯싶다. 주위에는 몇 가지 휴식시설도 설치되어 있고 야생풀‧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
공릉호수 2024.11.1.
벽초지 수목원 2023.6.23
보광사 2025.4.17
교하물푸레나무의 시간들
2025.2.12. 2025.4.9 2025.4.23
조선 왕조 신위를 모신 사당, 종묘
*정전 강근숙 파주작가 역사문화탐방 왕과 왕비 삶의 공간이 궁궐이라면, 죽음의 공간은 능陵과 종묘宗廟, 사적 제125호이다. 우리 민족은 조상의 뼈를 묻은 무덤과 신위를 모신 사당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조상숭배에 대한 유교관이 지극했던 조선 시대에는 최고 통치자인 선대 왕을 존숭함으로써, 살아있는 통치자인 왕은 그 존엄한 신분과 권위를 유지하는 방편으로 삼았다. 태조 이성계는 개경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고 가장 먼저 종묘를 짓기 시작했다. 유교의 ...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 달에는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토론했다. 책이 얇지만 깊이가 있어 두 번을 읽어야 한다고 주제자가 당부했던 책이다. 독후 통감 지난 4월 토론 직후에 토론 책이 정해져서 일찍 읽기를 시작했다. 스토리는 복잡하지는 않지만 복선이 깔린 문장이라서 이해 안되는 문장들이 보였다. 그런 문장들은 인공지능 클로비서에게 질문하면서 읽었다. 주인공 펄롱은 내향적인 성격으로 삶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출생과 어머니의 삶에 대...
신산에서 피어난 추억의 조각들-48회 조원식
신산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여러 가지 생생한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저는 어릴 적 수줍음이 많고 평범한 초등학생이었어요. 코흘리개 시절을 지나며 친구들과 함께 웃고 뛰놀던 시간은 제게 큰 의미로 남아 있습니다. 정확히 몇 학년 때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내 짝꿍은 신동민이었고, 담임 선생님은 홍 00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느 날 사소한 말다툼이 싸움으로 번져 혼이 났지만, 선생님께서는 우리 둘을 똑같이 공정하게 혼내 주셨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
무꽃 향기가 가득했던 그 시절 -42회 이영희
추억은 아려도 아름답고그리움은 괴로워도 행복하다고어디선가 읽었던 구절이 새삼 떠오릅니다. 낼모레면 어언 나이 70을 바라보니이젠 초등학교 시절의 순수했고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점점 희미해 짐에가슴은 철렁해지고눈시울은 뜨거워지기만 합니다. 조각조각 흩어진 추억들의 잔재가이토록 가슴을 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입학했을 때는지금 교무실동이 있는 곳 복도에는외부와 차단되는 담이나 창문이 없는기둥으로만 되어있었습니다. 그때는오전반과 오후반이...
작지만 작지 않은 광탄면장의 꿈-신산초 42회 이건희
나는 광탄면 창만리 송라동에서 5남매중 3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6.25사변 때 피난 가다가 기차에서 떨어져 다리 부분이 불구가 되어 일을 전혀 할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병을 고치기 위해 오직 하나님께 매달리며 기도만 하셨고 어머니 혼자서 가정을 이끌어 가려고 날품팔이와 궂은 일을 밤늦게 까지 하셨으나 끼니를 때울 수 없을 정도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막내인 동생보다 체구가 작고 몸이 약한 나를 다른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