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그리운 그 시절 - 41회 홍종숙
내가 졸업한 신산초등학교가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41회 졸업생이니 내 나이도 고희를 바라본다. 수없이 많은 세월을 흘려보낸 작금에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던 초등학교 시절의 나를 끄집어 내려니 6년의 긴시간 동안 어떤 모습으로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아련하기만 하다.
기나긴 세월이 지나 들쳐 본 사진첩 속의 어린 내가 머리를 질끈 묶고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고 천진스레 웃고있다.
기억을 더듬어 본다. 두근두근 입학식, 만국기 휘날리는 운동회, 소령원으로의 소풍, 보광사 수학여행, 졸업식이 있기까지 수많은 추억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그 기억 속에 또렷이 떠오르는 것은 3학년 담임선생님이 군입대로 떠나시던 날, 난 무엇이 그리도 서러워 펑펑 울었던지 아직도 생생하다. 6학년이 되어서는 시험이 끝나면 내 차지가 되었던 채점. 담임선생님의 믿음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얼마나 신바람나게 열심이었던지…
훗날 내가 교직에 있울 때 그때의 채점심부름이 밑거름이 되어 채점은 정말이지 끝내주게 잘 했던 것 같다. 과거의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함께한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무척이나 고맙고 그립다. 오랫만에 어린 날의 나를 돌아보며 모교의 100년을 축하하고 찬란하게 빛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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