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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역 연인의 5월 마지막날
싱그러움이 넘치기 시작하는 5월의 마지막날 야당역이다. 야당역 열차 시간표 정보를 알기 위해 찾았다. 오후 햇살이 야당역 대합실을 은은하게 비추는 시간이다. 개찰구 앞에서 두 사람이 마주 서 있다. 한 사람은 검은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캐주얼한 차림새다. 그들의 몸짓을 보면 무언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이야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급하게 지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랫...
유년시절을 꿈에 담다 - 신산초42회 권오순
6월의 핑크빛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고 내 고향 청포도가 익어 간다는 7월이 멀지 않았음에 세월은 벌써 올해도 반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나 봅니다. 내 어릴 적 유년 시절의 꿈이 묻어있던 고향을 떠나온 지 벌써 54년. 멀지 않은 날 칠십을 바라보며 회한과 그리움이 가득히 밀려오는 아스라한 기억들∼∼∼ 이즈음에 어릴 적 꿈이 묻어있던 나의 모교가 어느새 탄생 100주년이 되었다는 소식에 가슴이 벅차고 만감이 스쳐 가는 추억의 기억들. 지금 그 희미해진 기억...
어려웠던 시절의 기억을 찾아 - 신산초 32회 유인수
1949년에 태어난 나는 2남 2녀 중 장남으로 자랐다. 아버지는 600평의 작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큰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낮에는 품앗이로 남의 농사일을 하고 달밤에는 우리 땅에서 농사를 지으셨다. 나는 휘영청 달 밝은 밤이면 아버님 따라 나가 수수를 꺾는 작업을 도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창만리에서 신산국민학교까지는 약 2킬로미터의 거리였다. 중간에 마을도 없는 길을 걸어 다녔는데, 밤이면 무서움을 참으며 학교를 다녔다. 그 시절에는 가방이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2025년 7월
이달 북티즌 독서토론회는 519번째로 유홍준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를 토론도서로 선정했다 유홍준 작가가 쓴 책 중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는 북티즌 토론회에서 2018년2월에 제7권 돌아르방 어디 감수광을, 2018 11월에 제1권 남도답사일번지를 토론했다. 2020년 4월에는 전체 회원이 함께하여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제1권에 있는 남도코스를 답사하면서 제6권 인생도처유상수를 토론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는 5백만부 이상...
우리들의 봄날
*자료사진 강근숙 아까시 꽃송이 주렁주렁 꿀벌들 꽃을 찾는 5월 코끝 간질이는 그 향기 그리워 금파보 *바람 둥지 길벗 하나둘 모여든다 손에 손에 들고 온 김밥에 열무김치, 파전 삼겹살 텃밭에 풋풋한 상추 부추 곰삭은 김장김치 곁들이니 나라님 수라상 부럽지 않다 소주 맥주 두견주- 이백 두보 둘러앉아 술잔 주고받는 사이 석양은 임진강에 빠져 가뭇없다 저것 봐라, 저것 봐 인생 그거 잠깐이다 틀린 적 한번 없는 국麴선생 가르침 타다남...
가득 찬 봄날
강근숙 덕은리 뒷산, 고인돌 산책길 초록 물결 출렁이는 언덕배기는 옛사람 옹기종기 모여 살던 달동네 밀고 당겨서 세운 탁자형 고인돌 빗살무늬토기 반달돌칼 돌화살촉 불 피워 음식 익히던 화덕자리 선사인들 집터에 마주 앉아 거섶 잔뜩 넣은 비빔밥 먹는다
을사년에 찾은, 파평윤씨 종중 묘역
*윤지임, 전의이씨 묘 강근숙 파주작가 선거철이 지나자 들썩이던 나라가 조용해졌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정치적 투쟁과 갈등을 바라보며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쟁취하려는 경쟁은 변함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근대사는 물론, 조선 시대에도 수많은 난과 사화가 일어났다. 4대 사화(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 중 하나인 을사사화는 왕권을 장악하기 위한 외척들 간의 권력다툼이다. 올해가 을사년이기도 하고, 을사사화乙巳士禍 주역들이 우리 고장 파주에 잠들...
신산초등학교가 키운 9남매, 교육을 향한 한 아버지의 깊은 뜻
* 정기순 모친과 9남매 단체사진(2023년) 전윤수 편찬위원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작은 마을 분수2리에서 출발한 한 가족의 이야기는 신산초등학교의 역사와 함께 오롯이 흐르고 있다. 바로 서상설·정기순 부부의 아홉 남매, 모두가 신산초등학교를 졸업한 이 가족의 이야기는 한 시대의 교육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서상설 어르신은 본래 파주목사를 지낸 8대조의 후손으로, 조상 대대로 광탄 지역에 뿌리를 두고 살아오셨다. 분수2리는 원래 용미초등학교를...
참나리꽃
뉘엿뉘엿 저녁나절공릉강둑 길섶 후미진 곳참나리 한 식구 풀숲에 숨어있다‘몽울’, ‘피다 만’, ‘활짝 핀’ 녀석들 여럿 데리고 띠풀 헤치고 들어가‘활짝 핀’을 데려갈까 하다가 그만뒀다걔를 내 집으로 데려간들 내 눈에만 넣을 게 아닌가 해서 차라리 ‘몽울’도, ‘피다 만’도 눈에 넣고 가야겠다고 어떤 이는눈에 넣으려 해도 자루가 없는 이들을 위해 내 눈 자루에 있는 참나리꽃을그이들의 귀 자루에 넣어준다는데 참나리꽃에 들어 있는 주근깨들이 유난히 예뻤다 ...
교직원 명부
1962년 교장 주형일 교감 박내선 교사 이재두, 안도승, 심명택, 황충상, 이정용, 이윤희, 한태수, 이광복, 김우순, 유헌무, 황삼복, 신현옥, 장상길, 이달우, 이갑섭, 김종례, 유원형, 윤병석 1963년 교장 전덕영 교감 박내선 교사 이재두, 안도승, 심명택, 황충상, 이정용, 유원형, 이윤희, 한태수, 이광복, 김우순, 황삼복, 신현옥, 장상길, 이달우, 이갑석, 윤병석, 김종례, 한상녀, 신이옥, 이명구 1964년 교장...
만주에 대한 오랜 갈망
나는 평소 만주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만주는 원래 한민족 고대국가의 활동 무대였다. 그런 고대사에서 또 독립운동사에서, 책에서 만주지방이 무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는 지금의 심양인 성양盛陽이 나오고,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서는 서희가 간도 용정으로 이주하여 활동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또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에서는 지금의 장춘이 신경新京이라는 도시로 등장한다. 만주지역은 일제 강점기를 전후하여 우리 조선 동포들은 굶주...
안시성 전투와 심양 가는 길
안시성 전투 안시성은 지금의 요녕성 해성시 팔리진 영성자촌에 위치한 영성자산성이라는 견해가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가 타고 가는 버스가 고속도로 표지판에 해성과 개주를 가리키고 있는 지점을 지나고 있어서 안시성은 어느 도시에 있느냐고 안내원에게 문의하였더니 개주라고 답한다. 아마 개주와 해성이 중국 행정구역상 상‧하위 개념이 아니면 두 도시가 연접한 것으로 추측된다. 안시성 전투는 서기 645년 당 태종이 직접 이끄는 삼십만의 군대가 고구려를 ...
열하일기 속 심양
열하일기 속에 심양 세월이 흘러 호란을 겪은 후 한 세기가 훨씬 지난 어느 날 연암 박지원이 공식적으로 청나라를 다녀오면서 쓴 열하일기에 심양을 거친다. 정조 4년(1780년),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가 칠순을 맞이했다. 당시 조선에서는 이를 축하하기 위한 사행단을 보냈는데, 이때 정사正使 박명원의 팔촌동생 박지원이 이 대열에 합류, 4개월간 청나라를 다녀온 후 열하일기를 남겼다. 원래 사행단은 황제가 있는 지금의 북경인 연경까지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누르하치와 장춘
누르하치와 후금탄생 아침에 호텔에서 일어나 동쪽을 바라보니 붉은 해가 시내 한복판을 비추고 있었다. 사백여 년 전 과거의 슬픈 역사가 여기서 있었는가. 어떻게 있었는지는 기록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런 역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심양은 오고 가는 사람들과 차량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 사이를 비집고 심양 시내를 빠져나왔다. 장춘으로 향했다. 장춘은 대련에서 심양까지 온 것만큼 심양에서 비슷한 거리라고 한다. 끝없는 만주벌판을 가로질러 한없이 간다. 이 고속도...
거북선 승전뱃길을 따라
*사천바다에 설치한 죽방렴 강근숙 파주작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배를 설계하고 만드는 조선술이 발달했다. 고대부터 한민족은 육로 개척의 어려움을 알고 넓은 바다로 뻗어 나갔다. 신라의 대신 장보고는 중국과 한반도를 잇는 국제무역기지 청해진을 설치해 동북아시아 뱃길이 열었고, 청해진을 중심으로 뱃길이 열린 신라는 해상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동해에서 동춘호를 타고 러시아를 다녀오면서, 거센 풍랑에도 흔들림 없는 우리의 선박기술이 뛰어나다는 것...
간도에 오다
여기가 간도! 장춘에서는 위만황궁만 관람하고 연변 조선족 자치주가 있는 연길로 향했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는 길림성 동북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연길시, 도문시, 돈화시, 훈춘시, 용정시, 화룡시, 왕청현, 안도현의 행정구역을 관할하며 조선 민족이 자치권을 갖고 있는 곳이다. 다만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조선동포 한국 방문이 시작되면서 이젠 육할 이상이 한국에 정착하여 원래 연길 자치구에 거주하였던 약 팔십이만 명의 조선 동포 중 이곳에 남은 이들은 ...
봉오동과 청산리 전투를 보다
봉오동 전투 아침 일찍 우리는 두만강이 흐르는 조·중·러 국경지대인 훈춘 방천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봉오동 전투가 벌어졌던 봉오동 골짜기가 있는 산을 가리키는데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다.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그냥 지나치면서, 봉오동 전투와 함께 청산리 전투에 대하여 짧게 이야기로 들을 수밖에 없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만주 지역에서 활동하던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 전투는 3·1운동 이후 무장...
눈물 젖은 두만강 사연
두만강과 조·중·러 삼국 경계 국경지대라서 그런지 검문이 심했다. 아마 한 시간 이상 소요되었던 것 같다. 오고가고 하는 차량도 그리 많지가 않고, 낯이 익은 안내원이 늘 관광객들을 버스로 안내하는데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다. 방천에 거의 다 와서는 왼쪽으로는 러시아 국경 표지석이 오른쪽으로는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조선과 경계로 접근을 못하도록 철조망을 설치해 놓았다. 방천에 도착하니 조선족이 운영하는 허름한 식당으로 안내한다. ‘...
윤동주와 용정을 만나다
용두레 우물 이번 여행에서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을 간다. 물론 광복 80주년이기도 하지만, 윤동주 순국 80주기를 맞아 선생의 생가와 명동학교를 비롯하여 해란강, 용정 등 이름 없이 이국땅에서 조국 독립을 염원하며 스러져간 선구자들의 숨결이 느껴지고 있는 곳이다. 얼마 가지 않아 용정 시내가 나오고 용문교와 해란강을 지나는데 그냥 지나친다. 역시 용두레우물도 길가에 조그맣게 표시되어 있는데 그도 지나친다. 아쉬었으나 어쩌랴. 윤동주 생가로 가는 도...
압록강은 흐른다
백두산 인삼 통화로 가는데 비가 추적추적 온다. 저녁이 되어 식사를 하러 들어가는데, ‘서울관’이라는 식당 로비에서 인삼 파는 청년이 인삼을 사라고 서툰 한국말로 호객을 한다. 인삼에 크게 관심이 없어 식사를 마친 후 그냥 지나쳐 호텔로 왔는데 거기까지 따라왔다. 비는 아침까지도 내린다. 인삼 파는 청년도 밤을 새웠는지 호텔 로비에서 인삼을 팔고 있었다. 알고 보니 여기가 인삼과 사연이 깊은 역사가 있고 개성인삼과도 연관이 있었다. 16세기 중후반 동아시...